4살에 시작한 사회생활
아이를 4살 때부터 기관에 보내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첫날부터 당연히 대성통곡 동네가 떠나가라 고성과 드러눕기를 시전 했다. 일주일을 그렇게 힘겹게 다니다가 정말 거짓말처럼 딱 일주일만 울고 그다음 주부터는 울지 않고 잘 들어가더라. 되돌아오는 길에도 이것이 진짜 인가 싶어 웃음도 나왔다가 걱정도 되었다가 오락가락 신기한 기분이었다. 갈수록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던지 그래도 아이가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 주니 너무 고마웠다. 물론 5살 때까지 중간중간 고비도 많았고 처음 때처럼 안 간다고 울 고불 고도 많이 했었다. 엄마가 처음인 나도 초반에는 울기도 하고 많이 당황도 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져 가더라. 나도 내 시간이 생기니 나만을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 좋았다. 그렇게 2년을 다니고 6살을 맞이 했는데 코로나19가 터진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시작 그리고 시작된 고통과 인내의시간
지금도 두렵지만 초기에는 얼마나 무서웠던가. 이게 도대체 무슨 병이냐며 무조건 조심해야 했다. 낮잠도 계속 안 자서 은근 낮잠 자는 다른 아이들에게 방해가 되는듯해 낮잠 없는 기관으로 옮기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 유치원으로 거의 다 옮기며 왠지 우리 아이만 뒤쳐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낮잠도 없고 과학이나 영어 같은 학습을 해주는 어린이집으로 알아보고 옮기게 되었는데 처음엔 아이도 엄청 좋아하고 설레어하며 기대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기관들이 휴원에 들어갔다. 매일매일 언제 등원하냐며 마냥 신나 하던 아이도 휴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엄마와 머무는 것에 익숙해져 갔고 안 되겠다 싶어 중간에 긴급 보육 신청을 하고 다니게 되었었다. 한 일주일 다녔을까?! 보조선생님과도 하이파이브하며 즐겁게 다니던 아이가 어느 날 울며 하원을 했는데 그때부터 바뀐 어린이집을 가지 않으려고 했다. 계속 무섭다며 부들부들 떨기도 하고 배변 실수도 했다. 모든 상황을 어린이집에 연락하여 알아보고 파악한 후에 바로 느낌이 왔다. 지금은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이다. 아이도 정말 힘들어했다. 나에게는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나에게도 생기더라. 몇 개월을 내가 집에서 돌보다 아이에 의견을 물어보고 다시 다른 기관에 가게 되었는데 정말... 2달 넘게 어떻게 이렇게 가기 싫어하고 힘들어할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거부가 심했다. 한 번은 내 목을 쥐어뜯어 긁힌 적도 있었다. 그날은 정말 눈물이 나왔었다.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아이도 힘들었겠지... 처음에 너무 내 욕심으로 내 마음대로 기관을 옮긴 것 같아 아이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자책하며 숨쉬기도 힘들어 병원을 다니고 약을 먹으며 버텨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는 게 좋은 거였는데 말이다. 언제나 과한 욕심 때문에 일을 망친다. 그렇게 또 기관을 퇴소시켰다. 엄마가 마음대로 결정하고 행동해서 미안해라는 생각이 한동안 계속 들었다. 그래 기관에 꼭 가야 하는 것도 아닌데 나하나 편하자고 아이를 고생시키지 말자라고 생각하고 집에서 다시 최선을 다해 함께 놀고 산책하고 즐거운 시간을 7살이 되기 전까지 함께 보냈다.
7살이 된 현재
긴 겨울을 지내고 7살이 되며 아이에게 다시 의견을 물어보았다. 선택지를 주었다. 아이는 처음에 다니던 어린이집에 다시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서야 안도의 숨이 나오더라. 7살 새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원래 4살 때부터 다니던 원에 가게 되었는데 참.. 어떻게 그렇게 세상 즐거운 얼굴인지 가을이 된 지금까지도 싫다 안 간다는 말 한번 없이 너무 즐겁게 다니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 4차 유행으로 2달간 집에서 쉬었다가 다시 등원했는데도 아무 거부감 없이 정말 잘 다니고 있다. 그런 일들을 겪는 동안 아이가 많이 자란 것도 있고 지금 어린이집의 분위기나 선생님들과 아이가 잘 맞는 것이 가장 큰 것 같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현재 원에 계신 선생님들은 정말 최고다. 그동안에 아픔을 이곳에서 치료받고 있다. 겉모습이 다가 아닌데... 그땐 그걸 왜 몰랐을까 지금도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의사 선생님은 절대 엄마 잘못이 아니라며 자책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어쩔 수 없는 미안함이 있다.
나는 내가 내 아이에 대해서 5년을 키워냈으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잘못된 생각이었다. 한창 자라고 있는 아이를 지금도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는 아이인데 고작 몇 년 키워봤다고 다 안다고 생각하다니! 무슨 생각이었을까. 아이의 기질상 예민하고 감성적인 부분이 많아 아직도 엄마와의 불리불안이 조금은 남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지 몰라도 나는 나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몸도 마음도 많이 자란 아이는 현재 스스로도 도전하고 많이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엄마인 나도 아이를 본받아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 아이의 모든 부분들은 장점이다.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것들을 생각해내고 만들어 보이고 그려 보인다. 남들에 기준에 맞추지 말고 아이의 기준에 맞추어 바라보고 단점도 장점이 될 수 있도록 키워주고 이끌어주면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꿈을 이뤄낼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나의 엄마를 닮고 싶어 하듯 내 아이도 나를 닮고 싶어 할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은 자랑하고 싶은 엄마가 될 수 있게 나또한 노력할 것이다. 아직 나도 어른이 되려면 먼 것 같다. 하루하루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자! 오늘도 아이에게 많이 배운 하루였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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