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이 한참 지났지만 그날 아이가 직접 차려 가져다준 간식 접시가 가끔 생각이 나요. 그날도 저는 글을 쓰고 있었고 엄마의 시간이니 엄마가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 부탁한 뒤였어요. 한참을 덜그럭 덜그럭 왔다 갔다 노는 것 같더니 금세 자기 식판 그릇에 뚜껑까지 닫아서 저에게 내밀더라고요. 바로 엄마를 위해 차려준 간식 접시였어요.
엄마를 위한 마음이 정말 크구나! 본인이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하며 놀아도 되는데 그동안 엄마가 자기를 위해 해 주었던 것들을 그대로 엄마에게도 보여주는 우리 딸.ㅎㅎ 귀엽네요. 우린 서로 내가 더 더 노력할게 너무너무 고마워 사랑해~! 하며 흐뭇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다그치기도 하고 귀찮아하기도 하며 한숨짓던 날들이 꽤 많았는데 저 식판 하나로 모든 힘듦이 눈 녹듯이 사라졌어요. 평소와 같이 또 티격태격하고 울고불며 한숨이 쌓여 가지만 또다시 눈녹듯이 사라지겠죠. 참 신기해요.
고사리 손으로 꾹꾹 눌러 만들었을 예쁜 카드까지 받고 나니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이었어요. 이게 행복이구나. 사랑함을 감사함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키우는 것이 아니듯 자식도 마찬가지로 부모에게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겠지요. 사랑 표현! 이것 하나면 모든 것은 뒤따라 온다고 생각이 드네요. 아이에겐 배울점이 참 많아요.
가끔 딸아이에게 이런 말들을 해줘요 "나는 이런 삶을 살 거란다. 그래서 이렇게 노력하고 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않고 있어 노력하고 있단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으니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거야.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먼저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 주변 의식도 하지 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두려워하지 마 실패해 보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거야. 그 뒤엔 네가 사람들에게 바라봐 달라고 하지 않아도 너를 바라보고 너를 찾는 사람들이 보일 거거든! 단 모든 행동과 말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행해야 해"라고 가끔 이야기해준답니다.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해 줄 수 없는 것이기에 자신이 남들에게 보이는 것에 집중하기보단 본인의 내면을 갈고닦을 것을, 기대지 않고 스스로 행동하길 상기시켜 주고 있어요. 훗날 기억하진 못하겠지만 이 말들이 아이에게 힘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상상을 늘 한답니다. 저 또한 완변하지 못한 한 인간이기에 지금도 아이와 함께! 또 아이에게 배우며 자라고 있네요. 다만 먼 훗날 죽기 전 그래.. 내가 이거 하난 정말 잘한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요즘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자주 말해왔던 아이가 오늘 친구들과 뮤지컬을 보러 갔는데 지금쯤 어떤 표정을 지으며 보고 있을지 너무 궁금해지네요. 언제나 그랬듯 새로운 것에 두려워하지 않고 두렵더라도 도전하는 아이가 기특하고 대견했어요. 아이와 함께 아침 등굣길 대화에 올 첫여름방학은 뮤지컬 한 편 이상 보러 가기를 목표로 삼았답니다. 코로나가 다시 퍼지고 있어 걱정이 되긴 하지만 꼭 아이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매미가 우렁차게 울기 시작하는 것을 들으니 여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모두들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과 하루하루 다시 오지 않을 이 하루를 멋지게 보내 시길 바래요. 저 또한!!! 멋진 하루 보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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