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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하루 이야기

붉은 장미 같은 우리 아빠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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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글을 쓸 수 없는 날이 계속되었었어요. 피부관리사 실기 시험도 있었고 무엇보다 계속 고통 속에 계시던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피부미용 시험은 정말 쏜살 같이 시간이 지나가더라고요. 연습할 땐 10 분동 1시간 같더니 막상 시험 볼 땐 왜 이리도 시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는지... 당황했네요. 평소 연습할 땐 하지 않던 실수도 하고 눈치도 많이 보고 하하하하 왜 그리 눈알을 굴렸는지 지금도 후회가 됩니다. 하하 모델만 보고 귀만 열어놓고 집중해서 해야 했었는데 살짝 아쉽네요. 그러고 나서 이틀 뒤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오랜만에 친정에 삼겹살 먹으러 간다고 가볍게 갔는데 친정집에 도착하자 마자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고 병원에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답니다. 미세하게 떨리는 친정엄마의 손을 보고 있으니 진짜구나 아빠가 진짜 돌아가셨나 보다 하고 심장이 빨리 뛰더라고요. 무슨 상황이지 하고 멍하기도 하고 하여튼 복잡하면서도 멍한 기분으로 삼우제까지 지내고 돌아왔어요. 입관하실 때 만졌던 아버지의 뺨과 이마. 그 느낌과 주무시는듯한 얼굴 표정. 평생 잊히지 않을 것 같네요. 집에 오니 머리만 바닥에 닿으면 잠이 쏟아져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고 늘 잠이 안 와 억지로 간신히 자곤 했는데 일 치르고 난 다음부터는 눈만 감으면 잠에 빠져 들어요. 아프지 않던 어깨도 너무 아파 정형외과에 가서 정말 검사도 받고 왔네요. 지금도 아빠가 필요한 것 보내달라고 전화가 올 것만 같아요. 이렇게 2주 정도를 정신없이 보내고 왔어요. 눈물은 많이 나지 않았네요. 그냥... 순간순간 울컥하며 짧게 쏟아지는 것 말고는 괜찮은 것 같아요.  그래도 아버지가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하늘나라 가셔서 훨훨 날아다니시며 고통 없이 사시게 되셨으니 참... 위안이 됩니다. 산소 앞에 나타난 노란 나비도 반갑더라고요. 왠지 아버지가 환생해서 훨훨 날아다니시는 것 같기도 하고 신기한 기분이었어요. 

 

이제 내 주변을 돌아보고 내 몸과 마음도 챙기며 새로운 삶을 다시 살아 보려고 해요. 내 주변에서 아빠가 돌봐주시는것 같기도 하고 힘이 나네요. 흩어졌던 가족을 뭉쳐놓고 가셨으니 서로서로 화합해서 잘 지내고 행복하게 살아가려고요. 글도 열심히 써볼게요.

 

붉은 장미를 닮은것 같은 우리 아빠.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세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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