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가 왔을 때 은신처가 마땅치 않아서 박스를 잘라 넣어 주었었는데 어느 날 멍하니 루카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날따라 자꾸 온몸과 머리를 구석구석에 들이밀고 비비고 하는 거예요. 자꾸 좁은 곳으로 들어가고 말이에요. 이 녀석이 왜 이러지 혹시 어디 아픈 건가 하며 바라보고 있는데 코랑 목 쪽이 이상해서 보니 얇은 피부가 벗겨져 있더라고요. 순간. 아. 탈피하는 거구나. 하고 직감했어요. 처음 보는 거여서 계속 영상을 찍고 있었어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조용히 숨죽이며 지켜만 보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응원을 하게 되더라고요. 조금만 더 힘내 거의 다 됐어 ㅋㅋㅋㅋㅋ하면서요.
마지막으로 꼬리를 다 벗겼을 때는 진짜 환호성을 지르고 싶더라고요. 하하하 아고아고 대견해라. 아주 깨끗하게 스스로 다 벗겨냈네요. 너무너무 신기해요. 시골집 마당에서 뱀이 남기고 간 뱀허물만 봤었는데 직접 탈피하는 것을 보니 진짜 신기방기 했어요.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탈피 껍질을 직접 그 자리에서 벗기자마자 먹어 치우더라고요. 몇 번 씹지도 않고 꿀떡꿀떡. 탈피 껍질을 먹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아마도 포식자로부터 자기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라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인 것 같아요. 보통 탈피는 밤에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날은 환한 낮이 었거든요. 뭐 그럴 수도 있지만 탈피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ㅋㅋ 탈피를 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계란판이나 유목 혹은 은신처를 잘 준비해주시는 거예요. 그러면 문제없이 잘 탈피에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군요. 그리고 꼭 중요한 것은 습도가 너무 높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저도 크레 공간이 항상 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꽉 차있었는데요. 그것이 아니라 수분이 필요한 것이지 늘 계속적으로 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요. 물그릇을 넣어 줘야 할까 봐요. 오히려 탈피를 할 때 너무 습하게 환경을 조성해 주면 탈피 껍질이 더욱 질겨지고 탈피 부전이 올 수 있다고 해요... 우와 충격!!! 저도 처음에 이걸 알고 큰일 날 뻔했다. 일 만들뻔했네 했어요. 시도 때도 없이 물을 뿌려 주었었거든요. ㅋㅋㅋ 탈피 껍질 한번 만져 보고 싶은데 벗자마자 먹어치우니 만질 기회가 없네요. 하하하
사람이든 동물이든 뭐든지간에 너무 지나친 간섭은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적당한 거리 유지가 필요할 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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